2020 월간 윤종신 12월호 - Destiny

윤종신

침대 위로 쓰러진 나의 눈이
쓰라리게 떠진 건
그렇게 많은 일을 한 하루지만
무언가 텅빈 내 한 구석
그 곳으로부터 흘러 온
채워지지 않는 커다란 감정은
사치라고 비아냥 댈 수도 있지만
복에 겨워 헛 생각에 밤을 낭비한다고
아무도 모르게 끄적인 고통에
어느새 난 무대로 떠밀려 가
Irony 외롭고 힘들어야
다가올 짜릿함은
마치 찰나처럼 휙 지나가고
그 기분의 잔향은 그 날 밤 뿐
물결은 나를 떠밀어 또 어딘가에다
또 다른 상상을 옮기고 있어
끝나지 않을 내 하루 내가 원했기에
이 외로움은 내가 원했기에
오늘 그리고 또 내일도
저 문을 노크할 불면은
나의 밤친구가 된 지 오래인 걸
여러 번 넘겼던 위기도
시기 질투했던 그들도
모두 나의 운명 일부인 거라고
이제 그만 지겹다 날 찾지 않아도
지난 흔적들로 그럭저럭 살 수 있지만
떠오른 생각들 내버려 두기엔
난 어느새 지새는 밤을 걷네
Destiny 외롭고 힘들어야
다가올 짜릿함은
마치 찰나처럼 휙 지나가고
그 기분의 잔향은 그 날 밤 뿐
물결은 나를 떠밀어 또 어딘가에다
또 다른 상상을 옮기고 있어
끝나지 않을 내 하루 내가 원했기에
간절한 내 꿈이었잖아
버거울지라도 턱 끝까지
힘겨움이 차올라도
내가 받아들여야 할 내 운명인 것을
이 외로움을 더 사랑하려 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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