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정도면
이정도면 잘 지내는 것 같아
익숙해진 건지 아무 생각 없으니까 말이야
이정도면 기분도 좋은 건가
담배연기와 파란 하늘이 예뻐 보이면 말이야
이해 안 돼도 가늠하지 말아줘
취해 감정들을 전부 풀어놔도
그냥 옆에 있어줘 그냥 옆에 있어줘
평소에 잘 참다가도 엄마와 대화에 마지막은 항상 왜 화장실로 숨는지
슬픔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안 들켜 다행이라는 생각이 왜 먼저 드는지
아무 말도 말고 안아줘
못 본 척 두 팔을 벌려줘
잠시 쉴 수 있게 도와줘
온전히 사랑하기 어려워
요즘은 어때 난 잘 지내지 이정도면
그립지만 그립지는 않아 이정도면
이정도면 잘 사나 이정도면 괜찮아
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냐 이정도면 정말 난
다시 돌아오려 무작정 기차 타고 떠나도
어딜 가도 마음 편히 쉴 곳 없고
친구들 술자리엔 누가 더 불행해 대결하고
맞아 우린 모두 외롭고 서러워
의미 없는 연락 그 사이 난 어중간하게 껴있어
마침표 찍을 용긴 없어 멍하니 있어
작은 스침에도 상처는 덧나서
내 몸과 마음은 점점 더 망가져
끝까지 괜찮아 난 괜찮을 거야
나는 그저 하루라도 빨리 여기를 떠날
생각뿐 그때는 있었으면 해 내 옆에 네가
그때가 오지 않을까 봐 여전히 난 겁나
가볍잖아 애초에 없었나 봐 우리란 건 말이야
이젠 추억만 해야 하나 봐 이게 참 뭣 같아
넌 어때 괜찮아 정말로 괜찮아
괜찮을 리 없잖아 근데 괜찮아야 하잖아
그래야 나 버틴단 말이야
그래야 널 볼 수 있단 말이야
감정을 체크하고 심호흡 한번
목소릴 다듬고 전화를 받아
어 오랜만이야 별일 없지 나야 그럭저럭 살아
우리 그냥 떠날까 이 정도면
요즘은 어때 난 잘 지내지 이정도면
그립지만 그립지는 않아 이정도면
이정도면 잘 사나 이정도면 괜찮아
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냐 이정도면 정말 난